주희가 많이 아프다. 밤새 잠 못자고 끙끙 거리더니 오늘은 종일 누워서 지냈다.
죽 몇 숫가락 먹고, 포도 몇 알 먹고서는 저러고 있으니 속상하다.
시중드는 일에 나도 조금 지친다. 왜 이렇게 체력이 약한지 속상하다.
그런 와중에도 감사할 거리들을 생각해 본다. 왜냐하면, 범사에 감사하라고 하시니까.
잠간 왔다가 나아지는 병이라 감사하고, 아프지만 거동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내가 옆에 있어 줄 수 있어서 감사하고, 조금이지만 먹을 수 있으니까 감사하고, 아파서 같이 시간보내며 찬송가로 아내를 재워줄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하다. 덕분에 찬송가 실컷 부를 수 있는 것도 감사하고.
아플때가 있으면 건강할 때가 있으니 감사하고, 아픔이 없는 곳에 우리 소망이 있으니 감사하고, 우리가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니 감사하다.
아프다고 따스히 누울 수 있는 곳이 있으니 감사하고, 먹을 약이 있으니 감사하다.
잠깐 졸다가 일어나는데 머리도 아프고 힘이 들다. 나는 아프면 안되는데...
행복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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