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빌 2:3b)
기차로 통근을 하다보면 짜증날만한 일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두고 온 한국의 대중교통만큼이야 하겠냐만, 여기 호주 시드니도 나름 참을성의 한계를 시험하는 일들이 있다. 사람 사는 모양이 어디나 다를까.
모르는 사람과 몸을 붙이고 가야하는 것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당연한 일이지만 퍽 즐거운 경험은 아니다. 특히 여기 호주 사람들 중에서는 소위 말하는 '양내'를 풍기는 사람, 인도사람들이 풍기는 카레향같은 냄새는 때때로 견디기 힘들다. 그냥 어떤 향이 아니라, 냄새를 펄펄 풍긴다. 또 열이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앉은 자리가 젖을 정도로 나란히 앉아 있으면 접촉한 부분이 나 역시 땀으로 젖게 되는데 누구의 땀인지도 모르겠고 - 하여튼 짜증나는 일이다.
이런 짜증나고 불편한 상황이 언제부터인가 내게는 그렇지 않게 되었다. 정확이 언제인지 왜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냥 그 사람들도 나 같은 동양인 옆에 앉는 것이 아마도 싫을 수 있을거란 생각과, 그 보다 더 중요하게, 그들도 하나님이 정성들여 만든 아름다운 사람들이란 생각을 가지게 되면서이다.
하나님의 기막힌 창조물이라 생각하니 냄새도 이젠 일종의 재미있는 경험이 되었고, 열이 많은 사람들도 평소 몸이 찬 내게는 사실 히터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 짜증낼 일이 아니게 되었다. 오흐려 하나님의 한 창조품과 맞대고 앉을 수 있는일이 고귀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 그러면서 한두마디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기도 한다.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라는 말씀이 사실 너무 교만하고 욕심장이인 내게 너무 깨끗하고 순결한 진리이면서도 너무 멀기만 한 곳이라는 생각을 하던 도중 이런 일들이 떠올랐다.
하나님이 너무나 사랑하시는 사람이라는 거, 하나님이 정말 정성들여 만드신 모양, 성격, 성품이라는 것을 인정할 때, 그리고 내가 얼마나 부족하고 추한 존재인지를 인정할 때,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곳으로의 긴 여정을 시작하게 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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